본문 바로가기

책읽기/Review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 - 히라노 게이치로


처음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을 읽은것은 '일식' 입니다.

24살의 나이에 처음 발표된 소설이 다음해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는데 나이에 걸맞지 않게 고전적 문체와 한자의 사용으로 처음 접했을 때는 너무 어렵다는 느낌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 발표하는 '달', '장송' 에서는 처음보다는 많이 순화된 현대적 언어를 사용해서 읽는데 어려움은 조금 덜해지더군요.

 처음 3편의 장편소설을 발표한 뒤에는 주로 단편과 에세이를 쓰고 있는데 이 책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은
그의 두번째 단편소설집입니다.

그는 처음부터 이 단편집을 발표할 요량으로 9개의 단편을 썼다고 하는데 그래서 각 단편들의 배열에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합니다. 각 단편들은 1~2페이지 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책의 절반정도를 차지하는 단편도 있습니다.

 

'백주(白晝)' - 첫번째 단편인데 뒷부분에서는 새로운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날개는

                                                                              그때마다

                           매듭이                                    풀려

          이런식이죠.  이건 앞의 첫번째 단편집에서도 나왔던 방식입니다.
          책의 제목인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은 이 소설의 끝부분에 나오는 단락입니다.

'갇힌소년' - 이 단편은 앞에서 읽어도, 뒤에서 읽어도 같은 문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최후의 변신' - 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단편입니다. 카프카의 '변신'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작중인물이
                      히키코모리가 된 '나'를 돌아보는 수기의 형식을 이루고 있습니다.
                     '나는 조금씩 역할로부터 떨어져나가고 있었다. 그때 엄습했던, 세계가 급속하게 나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는듯한 감각. 마치 빈혈로 쓰러지는 순간 눈앞이 하얘질 때와 같은.‥‥‥그리하여 그 밑바닥에 툭 하고 착지했을 때, 이미 나는 도저히 세상으로 나갈 수 없는  이런 무참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책 전체의 내용은 대체적으로 현대 사회의 우울함이 배어있습니다.

그리고 친절하게 명확한 주제를 가르쳐 주지는 않지만 그럼으로써 조금은 생각을 해볼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책읽기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룸 - 엠마 도노휴  (0) 2011.05.02
강남몽 - 황석영  (0) 2011.05.02
대한민국사 - 한홍구  (0) 2011.05.02
MASTER MIND 달인 - 조지 레오나르드  (2) 2011.05.02
시계태엽 오렌지 - 앤서니 버지스  (0) 2011.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