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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Review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이 작품을 쓰면서 나는 문학에서 유머와 장난이 가지는 가능성을 알게 되었고, 진지한 문학에서 해방되는 경험을 맛보았다." 이 책의 작가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말이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진지함이 아닌 유머를 가지고 있다. 극중 인물은 너무나 진지한데 그 인물이 처한 상황과 전개가 풍자와 유머가 있다. 꼭 채플린의 무성영화같은 느낌..

판탈레온  판토하. 그는 페루의 육군 대위이다. 타의 모범이 되는 복무태도와 임무수행능력으로 장래가 유망한 장교인 그에게 새로운 임무가 하달된다.
당시 아마존 유역의 군부대에서는 인근 민간지역 여성들에 대한 강간, 성추행 사건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한 고발과 민원이 중앙군사령부에까지 미치고있었다. 군 상부에서는 이런 사건들이 아마존이라는 특수한 지역에 배치되어 고립된 군부대들에 대한 지역적, 기후적 특성에 기인한다고 보고 그 분출할 길 없는 성욕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있다. 하지만 이 지역주민들에 대한 피해사태는 해결해야겠기에 이 문제를 판탈레온 판토하 대위에게 해결하도록 지시한다. 그리고 내놓은 해결책이 '수비대와 국경, 인근 초소를 위한 특별봉사대'의 창설이다.
일명 수국초특. 무슨 거창한 단체의 이름같이 이 단체는 우리의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는 일제시대 위안부와 같은 조직이다. 하지만 위안부와는 달리 이 수국초특은 그 아마존지역에 있던 창녀촌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스스로 원해서 참여한 조직이다.

타의 모범적인 군인이고 아내 이외의 여자는 물론이고 술조차 마시지 않는 판토하 대위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너무나 열심히 창녀촌을 드나들고 그 집단에 대해 이해를 하며 아마존 유역에 있는 특별봉사대의 혜택을 받을 부대들을 조사하고 그 사병들이 원하는 욕구에 대해 조사하고 그에 부합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여성이 필요한지, 수송수단은 무엇이 있어야하는지, 다른 필요한 부대시설에 대해 조사하고, 수행해 나간다.

이 특별봉사대는 처음 4명의 여성으로 시작하게 되는데 각 부대에서는 너무나 환영하고 판토하 대위 또한 특유의 맡은바 임무에 충실히 수행하고자 하여 나중에는 40여명 이상의 여성부대원으로 증강되고 체계를 갖추게 되어 발전해 나간다. 그리고 여자들은 서로 이 조직에 들어갈려고 한다.
그와 더불어 이 특별한 조직은 비밀을 요하는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으로까지 소문이 퍼져나간다. 나중에는 군인들이 부녀자들을 성폭행한다고 항의해오던 마을사람들이 이제는 이 조직이 왜 군부대에서만 사용을 하고 자신들은 이용할 수 없게  하느냐는 항의를 해온다.

끝에가서는 이 조직이 문제가 되자 군 고위층에서는 조직을 해산시키고 책임자인 판토하 대위를 다른 지역의 하찮은 임무를 주어 보내버린다. 하지만 이 판토하 대위는 그 임무 또한 너무나 열심히 빠져들며 수행해 나간다.

이 책은 구성이 너무나 특이했다. 한 장면이 있어 대화를 하다가 다시 다른 시간의 다른 장면이 바뀌어 나오는데 2~3가지 장면이 서로 교차하며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군 부대의 보고서나, 편지, 공식 문서들, 신문기사들.. 이런 서류로 내용의 전개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블랙코미디로 권력자들과, 종교계, 언론인들을 풍자하는 이 소설이 단순히 가벼운 웃음을 주지만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