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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Review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개인이 없는 인조인간의 세계.

포드 기원 632년. 이 소설의 시간적 배경이다. 포드 기원이라니...
미국의 포드 자동차회사가 대량생산산시스템을 갖춘 해를 포드 기원 1년으로 잡은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서양력이 예수의 탄생을 기원으로 삼았듯이 이 시대는 포드 자동자가 T형 자동차의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춘 해를 기원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는 무슨 의미인지를 몰랐는데 책을 덮고 나니 그 의미를 알겠다. 여기에서부터 뭔가를 던져준다.

런던 중앙 인공부화 및 조절국.
책의 시작은 이곳의 설명으로 시작한다. 인공부화라 하면 흔히 달걀을 생각할 수도 있는데 어미가 알을 품는 것이 아니라 기계적 장치를 통해 새끼를 부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사람을 인공부화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대량생산.
이곳에서는 인간은 알파, 감마, 델타, 입실론 등으로 계급을 나누고 태아상태에서 각각의 계급에 맞게 산소와 영양분 또는 교육을 하고 있다.
상위계급은 그에 맞는 지능과 역할을 부여받고 하위계급은 또 그에 맞는 일을 하게 된다. 그런 역할에서의 교육을 태아, 유아기 때부터 수면교육이라는 방법을 통해 습득하게 된다.
그리고 그 교육은 일생동안 자신의 몸에 베어있게 된다. 일종의 조건반사이다.
여기 인공부화 및 조절국은 한마디로 컨베어벨트위의 각 종류별 인간생산공장인 것이다.

이렇게 생산된 인간중에 불량품이 나왔는데 생산공정상 담당자의 실수로 상위계급에 속하지만 육체는 하위계급의 육체를 가지고 있는 버나드이다. 버나드는 이 육체적 결함때문데 열등감에 시달리고 점점 반사회적 사상을 품게 된다.
이시기의 사회는 모든 계급이 만족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각 계급은 그들의 일에 만족하고 있고 생활을 즐기며 '소마'를 복용하면 모든 번뇌와 괴로움, 불안 등을 잊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인공부화 조절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부모, 자식이 없고 부부라는 개념도 없다. 한사람만을 사랑하는것은 비정상적인 일로 여겨지고 극단적인 자유연애와 완전한 난혼이 장려된다. 욕망은 바로 채워지고 얻을 수 없는 욕망은 처음부터 느낄 수 없다. 완전한 이상사회인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버나드의 존재는 잔잔한 수면위의 파문이다.
버나드는 뉴멕시코 보존지역으로 휴가를 떠난다. 이 뉴멕시코 보존지역은 다른 문명세계와는 완전히 격리된 지역으로 구시대의 생활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버나드는 이곳에서 존이라는 인물을 만난다.
존은 어머니가 문명세계의 사람으로 임신을 한 상태에서 이 보존지역에 버려져 존을 낳고 살아왔다. 하지만 존은 이곳의 사람이 아니기에 여기 원주민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며 생활을 해왔다.
버나드는 이 존을 문명세계로 데리고 간다. 그곳에서 존은 야만인으로 사람들의 호기심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존은 문명세계에서의 생활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존은 이 세계에서 도피히 사람들이 전혀 없는 곳에 자리를 잡지만 사람들은 그곳으로까지 쫓아와 존을 괴롭힌다. 존은 결국 최후의 도피로 자살을 한다.

이 책이 1932년에 쓰여졌는데 책을 읽으면서는 전혀 그런것은 느낄 수가 없었다. 오히려 그당시에 이런 미래 예시적 현대문명의 병페를 다루었다는게 믿을 수 없을 정도이다.
과학문명이 발달할 수록 인간은 맡은 일을 사랑하고, 하는 일에 기쁨을 느끼며, 경제적 안정, 긴장 해소, 근심을 손쉽게 잊게 하지만 그만큼 탈개성화되고 효율만이 최고인 이상사회를 추구한다. 그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개인사생활까지 사회가 간섭하고 통제하는 사회. 그런 과학문명이 추구하는 사회가 결코 이상사회가 아닌 디스토피아적 사회가 될 수 있다고 헉슬리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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